매일 가로수길로 출근한다. 1년을 못 채우고 그만둔 첫 회사도 가로수길이었으니,
도합 13년을 매일 가로수길로 출근하는 중이다 강남이 내게 편안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,
가로수길만은 예외다. 그냥 여기는, 회사다 매일 새로운 건물이 올라서고, 새로운 매장이 오픈을 하고
별의별 이벤트들이 피어났다 시든다.
하루는 잘생긴 남자들이 풍선을 나눠주고 하루는 날씬한 여자들이 사탕을 나눠주고
또 그다음 날은 난데없는 장미꽃이다.
어떤 난리가 일어나도 마음은 동하지 않는다. 여기는 회사인 것이다.
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빵집 앞을 지나면서도 심드렁하다.
출근길에 제일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은 외국인 관광객이다.
실은 출근길뿐만이 아니라 점심시간 퇴근시간 그러니까 매 순간 가로수길은 외국인 관광객으로
터져나갈 지경이다. 별다른 풍경도 아니다. 하지만 유독 출근길에 마주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면
거기에 내 모습이 겹쳐진다.
-모든 요일의 여행, 김민철 작가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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